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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와 AI가 만나면: 천 년 된 의사결정 체계를 디지털로 옮기기

언니사주는 AI로 사주 궁합을 어떻게 읽는가. 사주를 납작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앱으로 옮기며 배운 것들.

8 min readMultiful

사주는 한국에서 변방이 아니다

사주(四柱)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기둥 삼아 사람을 읽는 체계입니다. 동아시아 우주관과 오행(五行)에 뿌리를 두고 한국에서 천 년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

한국 밖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 지점은 이겁니다. 사주는 한국에서 비주류가 아닙니다.

결혼, 이직, 개업 시기를 사주로 가늠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홍대에 사주 카페가 있고, 서점에 사주 코너가 있고, 같은 20~30대를 두고 경쟁하는 사주 앱이 계속 나옵니다. 재미로 보는 별자리 운세보다는 상담에 가까운 자리에 있습니다.

왜 언니사주를 만들었나

Multiful을 시작하며 던진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사주를 납작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AI를 적용하면 무엇이 나오는가.

그렇게 나온 것이 언니사주입니다. Google Play와 웹에서 쓸 수 있는 AI 사주 앱이고, 이름은 신뢰와 조언의 뉘앙스를 가진 '언니'와 '사주'를 합친 것입니다.

없애려던 마찰

전통적인 사주 상담에는 실제로 걸리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1. 비용 — 이름 있는 사주 선생님과의 상담은 부담되는 지출이고, 궁합은 보통 두 사람 몫입니다.
  2. 접근성 — 잘 알려진 분들은 몇몇 도시의 몇몇 동네에 몰려 있습니다.
  3. 일관성 — 같은 사주를 두 분이 다르게 읽어도, 그 차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4. 문턱 — 궁금하지만 전통적인 사주집 문을 열고 들어가긴 싫은 사람이 많습니다.

언니사주는 이 네 가지를 겨냥합니다. 상담보다 저렴하고, 어디서나 되고, 같은 사주를 같은 방식으로 읽고, 실제로 열어볼 만한 화면으로 만들었습니다.

AI가 실제로 바꾸는 부분

AI가 전통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원래 계산이었던 부분만 걷어냅니다.

계산은 쉬운 쪽이다

사주 풀이에는 사주 네 기둥, 천간, 지지, 그리고 그것들 사이의 관계가 들어갑니다. 해석에 들어가기 전에 확정적인 계산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건 소프트웨어가 즉시, 매번 똑같이 해냅니다. 덕분에 해석이 제품의 본체가 될 수 있습니다.

해석이 어려운 쪽이다

문화적 AI가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우리는 일반 운세 데이터로 학습시켜놓고 결과물에 '사주'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문장은 매끄럽지만 내용이 없고, 사주를 아는 사람은 즉시 알아챕니다.

대신 한국어 사주 자료를 중심으로 해석 층을 만들고, 합격 기준을 "문장이 잘 쓰였는가"가 아니라 **"사주를 아는 사람이 읽었을 때 사주로 읽히는가"**로 잡았습니다.

궁합 리포트

대부분의 사주 앱은 한 사람의 사주를 봅니다. 언니사주의 핵심 결과물은 두 사람의 사주를 비교해 관계 리포트를 만듭니다. 겉궁합과 속궁합, 감정의 리듬, 오행의 조화, 그리고 중요하게는 어디서 부딪히고 그 갈등이 보통 어떻게 풀리는지까지 다룹니다.

마지막 부분이 점수와 쓸모의 차이를 만듭니다. 궁합 점수 84점은 두 사람에게 아무 행동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다투고, 대개 무엇이 그 다툼을 끝내는지는 다릅니다.

만들면서 배운 것

1. 문화적 정확성은 마감 작업이 아니다

초기 프로토타입은 사주를 단순화한 모델을 썼습니다. 한국 테스터들의 반응은 "부정확하다"가 아니라 **"이건 사주가 아니다"**였습니다. 훨씬 가혹한 실패이고, UI를 아무리 다듬어도 해결되지 않는 종류입니다.

2. 전통과 기술은 대립하지 않는다

전통과 AI가 부딪힐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젊은 사용자일수록 전통을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기술을 반겼습니다. 예상했던 거부감은 오지 않았습니다.

3. 개발자만으로는 문화적 AI를 만들 수 없다

시스템을 만들 줄 아는 것과, 그 결과물이 틀렸다는 걸 알아보는 것은 다른 능력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훨씬 채용하기 어렵습니다.

더 큰 그림

언니사주는 우리의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어느 문화에나 주류 AI가 다루지 못하는 의사결정 체계와 지혜의 전통이 있습니다. 학습 데이터에 쓸 만한 형태로 들어간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원칙은 그대로 옮겨갑니다. 현지 원자료에서 출발할 것, 가짜를 알아볼 사람에게 검증받을 것, 대체하지 말고 존중하며 옮길 것.

AI의 미래는 하나의 표준이 아닙니다.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에 맞고, 세계로 이어지는 쪽입니다.


언니사주는 Google Play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Multiful에 대해서는 multiful.ai를 참고하세요.